믿음 안에서 참 아들 된 디모데에게 편지하노니... (딤전 1:2)
초등학교 4,5학년 때 쯤으로 기억된다. 같은 동네에 살던 어느 여학생으로 부터 편지를 받았던 적이 있다. 대강의 내용은 "네가 좋으니 사귀자는 얘기였던 것" 이다. 그 여학생 아마도 지금은 아주머니가 되어 있을텐데...
편지에 관한 기억이 또 있다. 중학교 때 소풍을 가서친구와 함께 모든 학생들 앞에서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노래를 같이 부른 적이 있다.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 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
하얀 종이 위에 곱게 써내려간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 버렸네
뻥뚫린 내 가슴에 서러움이 물흐르면
떠나버린 너에게 사랑노래 보낸다..."
내용으로 보건대 아마 어느 여인이 한 사모했던 남자에게 편지를 써서 주었는데, 그간 그 마음에 품고 있던 사랑을 얘기하지 않고, 이제 그만 당신 곁을 떠나야 하겠다는 내용인 듯 싶었다. 그땐 이 노래가 통했다...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할머니를 어찌나 보고 싶어 했는지 와서 나 데려가 달라고 했던 편지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호흡이 일정치 않아 고생하는 것을 알았던 나는 커서 의사가 되어서 할머니 코 수술 해주겠다는 편지를 써서 보내었고, 그리고 그 안에 정성스레 그림을 그려 할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후에 할머니와 삼촌들이 그 편지를 받고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이젠 돌아가시고 뵐 수가 없다...
교제했던 자매와의 편지도 그렇다. 매일 같이 서로 주고 받았던 편지는 얼마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물론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으로 끝이 났지만, 정말 그때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군에 있을 때, 아버지와 처음으로 주고 받아 본 편지... 아직 가지고 있다...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아픔, 아버지의 사랑... 그 편지는 내 평생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 우리를 도와 주셨던 목사님과의 편지... 너무나도 인자하셨던... 어려웠던 형편을 아시고 집에 오셔서 빨래며, 반찬이며 해 주셨던 사모님... 행함으로 보여주셨던 목사님 내외의 마음이 담긴 편지는 내 평생에 간직할 것이다.
편지는 묘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알아주고, 느끼게 해주는 그런 편지들은 아직도 내 마음에 심기워 있다.
디모데가 바울의 이 편지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 어떠했을까?
'믿음 안에서 참 아들 된 디모데에게...' 자신을 자식처럼 여겨주는 그의 사랑과 수고를...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 편지를 받고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나의 마음을 알아 주고, 돌보아 주고... 그런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최근에 있었나? 그 편지를 통해 내가 격려 받고 위로를 얻고 힘을 얻었던 편지를 받아 본 적이... 또 나는 그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던가?...
오늘 편지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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