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면 좋을텐데...

오늘 마음으로 늘 응원하고 아끼는 한 자매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청명한 하늘처럼 맑고 어여쁜 새 신부의 모습이며, 이젠 어엿한 상투를 튼 한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형제의 모습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그리고 마음으로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축가도 불러주고 싶었지만...

그런데, 참석한 결혼식을 나오면서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이 자매와 형제는이전에 내가 속해 있던 공동체의 일원으로, 지금도 여전히 그 공동체에 속해 있다.

나 역시 그 구성원으로 있었기에 익숙한 얼굴들과의 만남은 당연한 것이었다.

문제는 얼굴도 익숙할 뿐만 아니라, 나이로 보아도 연장자인 나에게 '알은 체'를 하질 않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멀뚱히 얼굴만 바라보니 내가 먼저 웃는 낫으로 아는 척하며 인사하기를 몇 번이나 해야했다.

그들에게 특별히 연장자의 대접을 바란 것도 아니거니와, 대접 받기를 기대한 것은 더더군다나아니었다.

그곳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고, 나도 그들을 축하해 주기 위해 간 하객일 뿐이었으니까...

기본을 지켰으면 그만이었다.

아니, 그 기본이 지켜지면 안부도 묻고,

훗날을 기약하며막연하게나마 하는 '언제 한번 만나서 식사 한 번 하자고'도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럴 기회를 주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사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누굴 탓할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정도 밖에 그들을 대접하지 못했을 터였기에... 그들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만큼의 떠나와 있던 시간의 간격때문일게다.

어른이 된다는 것, 연장자가 된다는 것... 그래서 쉬운 것이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니까...

그러기 위해선 내가 그릇을 더 크게 키워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