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 중에서... 2
남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 수사학의 기술
그렇지만 그러한 욕망만 갖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이 그러한 욕망을 의식의 밖으로 내던지거나, 심지어 잊어버리거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것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소피스트들의 가르침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성공한 인생을 위해서는 타인으로 하여금 당신을 믿게 하고, 당신에게 권력을 맡기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말을 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른바 수사학이라고 불리는 말 잘하는 기술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다른 지식이나 권력, 능력과 자질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신념도 말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며, 특히 민주주의 시대에서 권력조차도 말(연설)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소피스트들은 논증을 대신하여 다음과 같은 예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두 명의 의사가 한 환자 앞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중 한 사람은 치료할 줄 아는 좋은 의사이나 표현이 서툴고, 다른 사람은 말만 번지르하게 잘하는 돌팔이 의사라면, 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더 믿을 것인가? 물론 말 잘하고 설득할 줄 아는 의사를 믿을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약이 단지 플라스보(위약 : 치료약이 아니고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주는 것)이고, 심리학이 치료의 주요한 요소일 경우에 돌팔이 의사도 환자를 낫게 할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서 더 나은 실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끊임없이 우리에게 '커뮤니케이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는 전문가들이 이 말을 위선적으로 잘못 명명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새롭게 만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실 이들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상야릇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정보 수신자로 하여금 대답할 여유를 주지 않고 엄청난 정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선 진정한 지식의 전달과 진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오늘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람들에게 믿게 하고, 물건을 구입하게 하고, 어떤 사람에게 투표하게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피스트들은, 본심 감추기를 좋아하고 그것을 지도자 양성 과정에서만 언급하는 마키아벨리적인 현대인들보다 이런 것들을 매우 분명하게 그리고 단순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정치나 장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를 위해 분명한 것은, 참다운 진리에 대해 지나치고 맹목적인 사랑과 열정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거짓말을 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지키지 못할 공약임을 빤히 알지만 그렇다고 정직하게 말한다면 어떤 정치인이 선거에서 당선될 것인가? 광고인이나 장사하는 사람이 생산 제품에 대해 정직하게 말한다면, 그들의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세상에서 유일한 맛, 자연의 모든 신선함, 본래 상태의 쾌락은 아름다운 컽모습을 지니나, 사실은 밋밋한 맛으로 된 화학 성분의 덩어리'일 뿐이다. '가격 파괴, 절호의 찬스'는 '항상 45%의 이윤'을 남길 것이고, 항상 남보다 싸야 하고 광고비용도 많이 들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일반화된(광고의) 말의 성찬과 뻔뻔스럽고 거의 제도화된 거짓말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이러한 것들은 오늘날 상업주의 사회가 잘 돌아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여겨진다. 따라서 진리가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은 매우 우스꽝스런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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