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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1. 01:11 스크랩

출처 : http://v.daum.net/link/4838449

글쓴이 : 최명기 선생님

DUKE 대학 의료경영 MBA /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 / 부여다사랑병원 원장


bookshelf.jpg 책을 읽고 무언가 억지로 암기한다는 것은 원래 인간에게 없던 기능이다. 인간이 사냥을 하고 농사를 할때도 물론 지적능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계절의 절기도 알아야 하고, 좋은 종자를 기억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영어단어, 수학공식을 외우는 것과는 다르다. 주어진 재료로 요령있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길을 잃지 않고 잘 찾는 것이 더 필요한 능력이다.

문명이 이루어지면서 글을 읽고 깨우치고 외우는 것이 중요해지기는 하지만 그것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셈을 하고 글을 익힌다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로 오면서 무언가 암기를 하고 이해한다는 것의 중요성이 커졌다. 정신노동이 육체노동보다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진화의 오랜 과정을 고려할 때 억지로 하는 공부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그 이유는 글을 읽고 억지로 외우는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학습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익숙한 학습방식이란 무엇일까? 우선 동물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살펴보자. 동물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는 상당부분 본성에서 기인을 한다. 타고 태어난 것이다. 그 이외에는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하는 모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눈치코치로 익숙해진 후, 몸으로 따라하면서 배운다. 최근에 미러 뉴론(거울 신경세포)에 대한 연구는 이런 측면에 더욱 부합한다. 과거에는 감각신경을 통해서 들어온 정보를 뇌의 중추에서 받아들여서 판단을 한 후 운동신경으로 전달을 한다고 생각을 했다. 외우고 익히는 학습을 통해서 뇌에 축적된 데이터는 판단에 참고자료로 사용이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능력,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능력, 주식 매도를 동물적으로 결정을 하는 능력이 하나 또는 수개의 뇌신경에 저장이 된다는 이론이 발달하고 있다. 뇌신경에 그러한 능력이 습득되는 것은 자꾸 보고, 모방하고, 흉내내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서 억지로 공부를 하는 것은 영 익숙한 것이 아니다. 공부가 힘든 것은 당연하다. 문명의 발달속도를 진화가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만약에 정신노동의 우위가 앞으로 십만년, 백만년 이어진다면 그 때는 모두가 공부를 잘하는 시절이 될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수백만년전에는 네발로 기어다니는 것이 당연하고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매우 드물었을 것이다. 수백만년의 진화 끝에 꼿꼿이 허리를 펴고 걷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신노동이 날로 중요해지는 문명의 발달 속도를 인간의 뇌의 진화상태가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발란스를 맞추게 되는 수백만년 후에는 누구나 당연히 공부를 잘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대신 그 때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전혀 다른 능력일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도 어떤 점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외워서 잘 기억한다는 것은 참으로 복받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학습방법은 눈치코치로 익히고 모방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공부는 그러한 대부분 사람들의 학습방법에 맞지 않는다. 이러한 문명과 진화의 불균형 때문에 공부우등생와 사회우등생이 다른 것이다. 공부잘하는 사람과 장사 잘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공부 좀 못해도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자. 아직은 공부유전자보다 모방유전자가 대세인 세상이다.

posted by john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