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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3.06 안희정,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게 만든 오늘 하루...
2018. 3. 6. 23:03 As it is

안 지사 아니 이젠 안희정 전 도지사가 되겠네요. 그 보도가 나간 이후 이 곳 저곳에서 그 기사 얘기를 안 하는 분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후폭풍 상당했습니다. 안 지사를 지지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도 충격이었고, 가라앉은 마음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운동을 하러 간 헬스장에서 어르신들께서도 역시나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안희정 전 도지사의 얘길 나누며, 제게 동의(?)나 의견을 묻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저는 그냥 빙긋이 웃고 말았지만요.

 

출처 : http://ph.sisain.co.kr/news/photo/201702/28340_55056_1431.jpg

 

어르신들 말씀은 이랬습니다. 옛날에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과거의 밝혀지지 않았던 얘기들이 더 많다... 뭐 이런 취지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 뒤 갑자기 뜬금없이 문대통령도 과연 아무렇지 않을까란 말을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글쎄요. 기사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뜬금없는 그런 얘기의 뉘앙스는 현대통령도 털면 나오지 않겠느냐는 억지스러운 얘기였습니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현재의 대통령이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될 것을 그것을 또 그렇게 엮어서 말하는 걸 보고... 오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가까운 친척분이 문대통령도 온전할까(?)란...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저녁 때는 가족과 같이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뒷 좌석에 앉아있는 60중반 되어 보이는, 친구 같아 보이는 세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분이 유난히 큰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어 듣지 않을래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3학년 아이를 데리고 저희 가족이 식사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다른 여러분이 식사하는 장소인 식당에서... 갑자기 가장인 남자는 *입을 할 수 있다, 나는 집에서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자식이건 아내건 사단이 난다,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런 얘기를 맞은 편에 앉아있는 친구같아 보이는 그 분에게 욕을 섞어가며 왜 그렇게 사냐는 투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새삼스럽게 오늘 안지사의 보도때문에라도 다시 한번 과거의 남성들은 과연 여성을 어떻게 대했을까란 생각에... 그건 둘째치고 제 아들 녀석이 그 어르신들의 대화를 듣지 못하도록 다른 대화를 유도해야 했습니다. 진땀 났네요.

 

출처 : http://holyabba.com/wp/wp-content/uploads/2015/04/Prestige.png

 

과거 우리 여성들... 아니 꼭 여성뿐만 아니라 힘없고 돈 없었던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어떤 대접을 받고 살았을지 조금은 느껴지는 그런 오늘 하루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가정이, 우리 사회가 아직도 많아 아파하고 신음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모습으로 밖에 있을 수 없을까요? 식당에서 자랑스럽게 남자다움이란 이런 것이며, 가장이란 이런 것이며 친구에게 마치 훈계하듯 욕을 섞어가며 얘기하던 그 어르신... 그 아내는, 그 자식들은, 행복할까? 또 자신은 행복할까?...

 

미투, 인권, 권리... 저는 찬성합니다. 잊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다시 기억해야 하고, 복원해야 하고, 회복해야 하지요. 그런데 그 길이 이제야 시작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도 사회도 문화도... 그런 측면에서 일본의 위안부에 대한 그들의 처신과 태도는 아직도 일본이란 나라가 가부장적이며 권위주의의 사회임을, 다시말해 건강하지 못한 사회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일인이기도 합니다.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완벽한 척, 문제가 있었음에도 문제가 없는 척하는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힘있는 자리에 앉았을 때 그 후유증은 더 크다는 것을 우리는 몸소 겪으며 촛불을 들었었지요.

 

우리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 가슴에 시린 한을 품고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신 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그렇게 안 지사 덕분에(?)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john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