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is
손석희 아나운서의 유학생활 (2004-11-26 12:29:26)
johnworld
2005. 5. 21. 14:58
|

네이버카페에서퍼온글입니다. 공감가는부분이너무많네요..
남들은어떻게생각할지몰라도, 나는내가지각인생을살고있다고생각한다. 대학도남보다늦었고사회진출도,결혼도남들보다 짧게는1년,길게는3∼4년정도늦은편이었다. 능력이부족했거나다른여건이여의치못했기때문이었을것이다. 모든것이이렇게늦다보니내게는조바심보다, 차라리여유가생긴편인데,그래서인지시기에맞지않거나, 형편에맞지않는일을가끔벌이기도한다. 내가벌인일중가장뒤늦고도내사정에어울리지않았던일은 나이마흔을훨씬넘겨, 남의나라에서학교를다니겠다고결정한일일것이다.
1997년봄서울을떠나미국으로가면서, 나는정식으로학교를다니겠다는생각은하지않았다. 남들처럼어느재단으로부터연수비를받고가는것도아니었고, 직장생활십수년하면서마련해두었던알량한집한채전세주고, 그돈으로떠나는막무가내식자비연수였다. 그와중에공부는무슨공부.학교에적은걸어놓되, 그저몸성히잘빈둥거리다오는것이내목표였던것이다. 그러던것이졸지에현지에서토플공부를하고나이마흔셋에 학교로다시돌아가게된까닭은뒤늦게한국제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얻어낸탓이컸지만,기왕에늦은인생, 지금에라도한번저질러보자는심보도작용한셈이었다.
미네소타대학의퀴퀴하고어두컴컴한연구실구석에처박혀 낮에는식은도시락까먹고,저녁에는근처에서사온햄버거를 꾸역거리며먹을때마다나는서울에있는내연배들을생각하면서 다늦게무엇하는짓인가하는후회도했다. 20대의팔팔한미국아이들과경쟁하기에는 나는너무연로(?)해있었고그덕에주말도없이 매일새벽한두시까지그연구실에서버틴끝에졸업이란것을했다.
돌이켜보면그때나는무모했다. 하지만그때내린결정이내게남겨준것은있다. 그잘난석사학위?그것은종이한장으로남았을뿐, 그보다더큰것은따로있다. 첫학기첫시험때시간이모자라답안을완성하지못한뒤, 연구실구석으로돌아와억울함에겨워찔끔흘렸던눈물이그것이다. 중학생이나흘릴법한눈물을나이마흔셋에흘렸던것은 내가비록뒤늦게선택한길이었지만, 그만큼절실하게매달려있었다는방증이었기에 내게는소중하게남아있는기억이다. 혹앞으로도!여전히지각인생을살더라도 그런절실함이있는한후회할필요는없을것이다.
지금무언가를다시하려고할때먼저생각나는것이나이입니다.... 젊었을쩍21,22살땐나이가뭐냐고비웃었지만이젠나이라는게무서워집니다. 그렇지만거기서다시일어서고후회할필요없이당당하게사는손석희씨가너무부럽습니다. 저도다시시작해보렵니다..이젠나이를걱정하지않고지치는걸두려워하지않을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