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승의 영어 잘하는 비법
Q. 이찬승 선생님만의 영어를 잘하는 비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만의 영어 비법이라, 이거 알려드려도 되나? 저는 이것을 비법이라 생각하지만 여러분들은 "에게∼!" 하면서 실망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되네요. 저는 영어 잘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다음과 같이 얘기하지요
첫 번째 비법, "동기가 제일 중요하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넘칠 수만 있다면 영어 실력은 절로 늘지요. 누가 영어공부 하라고 하지 않아도 눈만 뜨면 영어공부를 하게 될 테니까요. 저의 경우도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했던 것이 무기이고 비법이었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누가 영어를 잘하는 비법을 물으면 서슴없이 동기유발과 유지를 강조합니다. 미래에 좋은 직장을 얻고 싶은 것,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쪽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영어를 잘하고 싶도록 만드는 동기가 되지요.
또 다른 동기 유발 방법은 영미인을 자주 만나는 일입니다. 영미지역에 가서 만나든 국내에서 만나든 아무튼 원어민을 만나면 대개는 영어 잘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지요.
또 영어를 열심히 하여 실제로 영어실력이 향상된 것 자체가 강력한 동기유발이 됩니다. 영어실력이 늘면 기분이 좋아 영어를 점점 더 잘하고 싶어지기 때문이지요. 원어민과 대화도 나눌 수 있고, key pal을 할 때 좀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게 되는 것 얼마나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인터넷에 들어가 과거에는 사전을 찾아도 이해가 어렵던 것이 이젠 사전을 사용하지 않고도 술술 읽을 수 있게 된다면 영어와는 더욱 친해지게 되지요. 이렇게 때로는 영어학습 자체가 영어학습의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경우라면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법과 수단이 있을까요? 외국 친구를 사귀어 e-mail을 주고받는 것, 영어 퀴즈에 적극 참여하는 것, 학교 영자신문 반에 들어 영어신문을 만들어 보는 것, 또는 외국 여행을 가서 한번 부딪혀 보는 것, 인터넷에서 자기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 장래 전세계 시장을 누비는 최고의 비즈니스맨이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것 등도 영어를 잘하고 싶은 동기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군요.
두 번째 비법, "다음은 input의 양과 질이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의 궁극적인 꿈은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고 쓰는 것이겠지요. 즉 output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output을 잘 하려면 input이 잘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나깨나 영어로 된 글과 소리를 가까이하라는 것입니다. 책도 영어로 된 책을 읽으세요. 어려우면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먼저 읽고 나서 읽으면 됩니다.
한편 좋은 input이란 나중에 실용성이 큰 읽기나 듣기자료를 의미하지요. 그리고 양은 결국 읽고 듣는 시간을 말합니다. 하루 2-3 시간 정도씩 하라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나요? 하루의 자투리 시간만 이용해도 한 시간은 충분할 것입니다. 정 안 되면 잠도 한 시간쯤 줄여 보세요.
세 번째 비법, "실제 사용해볼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라"
한국인이 10년을 넘게 영어공부를 하고도 제대로 말하지도 쓰지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실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많이 읽고 듣더라고 실제 말해보고 써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실제 의사소통을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그놈의 입시라는 것이 한국의 영어공부를 다 망쳐 놓지요. 그냥 지식으로만 달달 외우는 것이 점수 따는데는 최고니까요. 그런데도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영어로 e-mail도 주고받고 채팅을 하는가 하면 영어로 일기를 쓰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하니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게 바로 영어 잘하는 확실한 비법이지요.
네 번째 비법, "방법이 옳아야 한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길을 잘못 들어 고생한 기억 없으세요? 영어 학습도 길을 잘못 들면 시간과 돈을 쏟아 부어도 효과는 미미할 수 있습니다. 영어 학습에 왕도는 없지만 바른 길과 작은 지름길 같은 것은 수없이 많아요. 함부로 길을 떠나지 말고 길을 잘 아는 EnglishCare 수석닥터인 저에게 물어보고 떠나시면 목적지에 더 편하게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이것이 지름길이다, 저것이 지름길이다 라는 안내자들의 말을 믿고 함부로 따라가지 않기 바랍니다. 저는 영어 학습에 관해 세계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연구한 것을 충분히 참고하여 그 효과가 검증된 것들만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비법, "content-based learning에 길이 있다"
이 바쁜 세상에 어떻게 영어만 붙들고 있을 수 있나요? 저는 정보나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 영어를 부수적으로 익히고 있습니다. 마치 유학생들처럼 말입니다. 유학생들은 역사나 생물, 경제, 수학 등의 모든 과목을 영어로 배우니까 영어 공부는 별도로 안 해도 영어를 잘하게 되잖아요. 저도 그런 식으로 영어를 익힙니다.
그건 저의 특수한 경우라구요? 아니 잠깐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는 한 영어를 얼마나 하겠어요? 아주 초급 수준이라면 좀 문제가 있겠지만 중급을 넘어선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영어를 익힐 수 있습니다.
가령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이란 책이나 "마음을 열어주는 101 가지 이야기" 같은 책들을 먼저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읽으세요. 그 다음 바로 이어서 영어로 된 책을 다시 한 번 읽는 겁니다. 마음의 양식과 생활의 지혜도 얻으면서 영어는 공짜로 공부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권해드리는 책은 너무 재미없는 것들이라구요? 그렇다면 Clinton대통령의 sex scandal에 관한 긴 기사를 읽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는 소식이나 정보도 항상 영어 신문을 통해 얻으려고 하지요. 이 방법은 정말 좋더라구요. 이걸 유식한 학자들은 content-based learning이라고 부릅니다. content 즉 내용을 얻는 것을 중심으로 영어를 배우는 방식이란 뜻이지요. 미국에서는 외국 학생들에게 모의 주식투자를 통하여 영어를 가르치는 방식도 인기랍니다. 매일 주식에 관한 기사를 읽어야 하니까 주식 관련 기사에 나오는 어휘/구/구문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기 때문이죠. 이런 것이 content-based learning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비법, "어휘 학습법을 바꾸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비법입니다. 한국인들이 어휘를 낱개로 외우는 나쁜 습성은 정말 큰 문제랍니다. 원어민들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말하고 쓰고 들을 수 있는지 아세요? 큰 차이가 있어요. 전문가들의 실험에 의하면 그들은 언어를 입력할 때 hurt your feelings, play a part, a large attendance처럼 의미 덩어리(chunk)를 통째로 저장했다가(input) 통째로 꺼내 쓴다(output)는 거예요.
우리 한국인들은 어떤가요? "감정을 상하게 하다"는 "감정"은 feeling, emotion 중 어느 것을 써야 맞지? "상하게 하다"는 hurt, harm, damage, offend, injure 중에서 뭘까? 라고 고민하며 hurt your feelings, harm your feeling처럼 이런 조합 저런 조합을 만들다가 잘 모르면 하나를 찍는 방식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는 20년을 공부해도 영어 잘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듣기에서는 "너무 빨라 못 듣겠다" 읽기를 할 때는 "속도가 너무 느려 시간이 모자란다" 회화를 할 때는 "머리 속에서 이 단어 저 단어를 꺼내서 조합해보는 사이에 말할 기회를 놓쳐버리고 만다" 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언어 자료를 입력할 때 입력 단위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휘를 의미덩어리로 입력하는 식으로 1년만 공부하면 독해/말하기/듣기/쓰기의 실력이 놀랍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곱 번 째 비법,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라
3일마다 한번씩 몰아서 6 시간 한다, 이거 안됩니다. 이것은 매일 2시간씩 하는 것에 비해 중단 가능성이 두 배나 높습니다. 그리고 매일 영어를 접하는 것이 학습 효율도 높습니다. 비록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십시오. 어떤 학습법 책에서 외국어의 습득은 "in small bits but in a consistent manner"라는 식으로 해야한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우리말로는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라는 뜻이지요. 정말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최고의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덟 번 째 비법, "일단 배운 것의 관리를 잘하라"
무슨 말이냐 하면 일단 익힌 것은 잊기 전에 다시 복습하든가 실제 사용해 봄으로써 잊어버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계속 쏟아 붓는다면 소용이 없잖아요? 최초 학습을 하고 나서 30분 후/ 2-3시간 후/ 2-3일 후/ 1주일 후 이렇게 4회만 복습해 보세요. 어휘/표현력이 부쩍부쩍 늘어납니다. 독의 밑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으면 녹음해 두었다가 운전하면서 들으세요. 신호등 앞에서 잠깐씩 기다릴 때마다 복습할 수도 있겠지요.
아홉 번째 비법, "우리말은 모조리 영어로 바꿔 보라"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은 엘리베이터 안에 보이는 우리말을, 택시를 타고 가면서는 창 밖으로 보이는 우리말 간판을, 누굴 기다릴 때는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을 영어로 해보는 것입니다. I"m wondering why she hasn"t shown up yet. Is she held up in heavy traffic?(그녀가 왜 아직 나타나지 않을까? 차가 심하게 막혀서 그럴까?)처럼. 이런 것이 습관이 되면 영어 표현력이 놀랍게 향상됩니다. 당장 오늘부터 해보시기 바랍니다.
열 번째 비법, "영어와 절대로 떨어지지 마라"
잠자는 시간만 제외하고는 영어와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유머집이든 신문이든 영어로 된 글이 있는 것을 항상 휴대하고 다니십시오. 저는 주로 영어신문을 가지고 다닙니다. 영어공부에 있어서는 Out of sight, out of mind.(보지 않으면 멀어진다)란 속담 내용이 꼭 맞는 것 같아요. 영어는 자주 대하는 것보다 더 좋은 학습방법은 없기 때문이죠. 영어로 된 것만 봐도 지긋지긋 하다구요? 애초에 영어 선생님이 정말 재미없는 책으로 재미없게 가르쳐서 영어와 담을 쌓게 된 것은 아닌가요? 쉽고 흥미있는 것을 통해 영어와 친해지면 실력은 꾸준히 늡니다. 오늘부터는 어딜 가나 영어로 된 읽을 거리 한 가지는 꼭 가지고 다니도록 해 보세요.